一切唯心造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이 짓는다.
밤에 달게 마신 물이 알고 보니 해골에 고인 물이었다는 옛이야기가 이 구절과 함께 전해집니다. 물은 그대로인데 아는 순간 속이 뒤집혔습니다. 무엇이 달고 무엇이 끔찍한지를 정해 온 자리가 마음이라는 것을 이 다섯 글자가 가리킵니다.
글자 풀이 보기15구절
'모든 것은 마음이 짓는다'는 구절로 이름난 경전. 본문은 아주 길지만 널리 알려진 구절은 짧다.
화엄경의 정식 이름은 대방광불화엄경입니다. 한문 번역으로는 5세기 초에 나온 60권본과 7세기 말에 나온 80권본이 있습니다. 두 본 모두 선재라는 소년이 쉰세 명의 스승을 차례로 찾아가 깨달음의 길을 묻는 이야기로 끝납니다. 이 마지막 장만 따로 떼어 40권으로 옮긴 본도 전합니다. 신라의 의상도 당나라에서 스승 지엄에게 이 경전을 배우며 법성게를 지었습니다.
상황은 바뀌지 않는데 계속 힘들 때. 바깥이 아니라 보는 방식을 건드리고 싶을 때.
一切唯心造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이 짓는다.
밤에 달게 마신 물이 알고 보니 해골에 고인 물이었다는 옛이야기가 이 구절과 함께 전해집니다. 물은 그대로인데 아는 순간 속이 뒤집혔습니다. 무엇이 달고 무엇이 끔찍한지를 정해 온 자리가 마음이라는 것을 이 다섯 글자가 가리킵니다.
글자 풀이 보기初發心時 便成正覺
초발심시 변성정각
처음 마음을 낸 그때 이미 바른 깨달음을 이룬다.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에 이미 깨달음의 절반이 있다는 뜻입니다. 준비가 다 되면 하겠다는 계획은 대부분 시작을 못 합니다. 오늘 낸 작은 결심이 생각보다 큰 일이라는 것을 이 구절이 알아봐 줍니다.
글자 풀이 보기若人欲了知
약인욕료지
알고자 한다면
화엄경에서 가장 널리 외워지는 노래가 이 말로 시작합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알고 싶을 때는 대개 더 많은 정보부터 찾게 됩니다. 이 노래는 어디를 볼지부터 짚습니다. 볼 곳이 정해지지 않으면 아무리 모아도 답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글자 풀이 보기三世一切佛
삼세일체불
지난 세상과 지금과 올 세상의 모든 부처를
깨달은 이들을 시대를 가리지 않고 한자리에 불러 세우는 대목입니다. 아무도 이런 일은 겪어 보지 않았을 것 같은 밤이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것을 물었던 사람들이 앞뒤로 줄지어 있습니다. 혼자 서 있는 것 같아도 실은 긴 줄의 한 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다.
글자 풀이 보기應觀法界性
응관법계성
이 세계의 성품을 보아야 한다
바깥과 씨름하기 전에 이 세계가 어떤 성질로 되어 있는지부터 보라는 뜻입니다. 안 풀리는 문제일수록 문제를 다시 읽어 보면 잘못 읽은 조건이 나오곤 합니다. 답을 서두르기보다 먼저 잘 보라는 이 순서 하나로 헛힘 쓰지 않아도 되는 일이 꽤 많아집니다.
글자 풀이 보기心如工畫師
심여공화사
마음은 그림 그리는 이와 같아
마음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붓을 든 화가에 가깝다는 말입니다. 같은 사람을 만나도 어떤 색을 미리 풀어 두었느냐에 따라 그 자리의 그림이 달라집니다. 상대가 달라진 것도 없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밉게 보인다면 붓을 쥔 손부터 돌아볼 일입니다.
글자 풀이 보기能畫諸世間
능화제세간
온갖 세상을 그려낸다
같은 하루를 보내고도 어떤 사람은 실수한 한 장면만 기억하고, 어떤 사람은 같이 웃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하루는 하나였는데 남은 세상은 서로 다릅니다. 마음이 온갖 세상을 그려낸다는 것은 이런 일입니다. 오늘 저녁에 무엇이 남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글자 풀이 보기五蘊悉從生
오온실종생
몸과 마음을 이루는 다섯 가지가 모두 거기서 나오고
마음을 화가에 견준 화엄경 노래의 한 대목입니다. 몸과 마음을 이루는 다섯 가지가 모두 거기서 그려져 나온다고 합니다. 걱정이 깊던 주에 소화부터 막히고 잠부터 얕아졌다면 이상한 일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마음을 돌보는 일은 그래서 몸을 돌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글자 풀이 보기無法而不造
무법이부조
짓지 않는 것이 없다
마음이 짓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대목입니다. 쫓기는 꿈에서 깨면 방은 조용한데 심장은 정말로 뛰고 있습니다. 몸을 그렇게까지 몰아붙인 것은 바깥이 아니라 마음이 지어낸 장면이었습니다. 지어낸 쪽이 마음이라면 다시 짓는 일도 마음이 합니다.
글자 풀이 보기信爲道元功德母
신위도원공덕모
믿음은 길의 근원이고 공덕의 어머니이니
여기서 말하는 믿음은 맹목적인 추종이 아니라 이 길이 갈 만하다는 신뢰에 가깝습니다. 될지 안 될지를 매일 다시 의심하면 어떤 일도 멀리 가지 못합니다. 계속 걸을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이 구절은 그 뿌리를 어머니라는 말로 짚어 줍니다.
글자 풀이 보기長養一切諸善法
장양일체제선법
온갖 좋은 것을 길러낸다
믿음이 온갖 좋은 것을 길러 낸다고 하는 대목입니다. 될 것 같지 않은 일은 애초에 씨앗을 심는 데까지 가지 않습니다. 자랄 자리는 이만하면 해 볼 만하다고 여기는 마음이 먼저 내어 줍니다. 무엇이 자라기를 기다리기 전에 그 마음이 남아 있는지부터 살펴볼 일입니다.
글자 풀이 보기佛身充滿於法界
불신충만어법계
참된 몸은 이 세계에 가득 차 있어
참된 것은 특별한 자리에 따로 있지 않고 이 세계에 빠짐없이 차 있습니다. 마음을 다잡겠다며 멀리까지 다녀와도, 정작 숨이 트인 순간은 집에 돌아와 창을 열었을 때였던 적이 있습니다. 대단한 곳에 가야 얻는 줄 알았던 것이 늘 지나치던 자리에 있었던 것입니다. 찾아 나서기 전에 지금 서 있는 곳을 한 번 둘러봐도 늦지 않습니다.
글자 풀이 보기普現一切衆生前
보현일체중생전
모든 이 앞에 두루 나타나며
볕은 넓은 집과 좁은 집을 가려 들지 않습니다. 이 구절이 말하는 나타남도 그렇습니다. 누구 앞에는 오고 누구 앞에는 안 오는 명단이 없습니다. 뒤처진 기분이 드는 날에도 나만 비켜 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글자 풀이 보기隨緣赴感靡不周
수연부감미부주
인연을 따라 이르지 않는 곳이 없으나
인연이 닿는 자리면 어디든 이른다고 말하는 대목입니다. 빗물은 갈 곳을 정해 두지 않고 낮은 데를 따라 흐르는데도 마른 자리를 남기지 않습니다. 도움이 오는 방식도 대개 그렇습니다. 미리 짜 둔 계획보다 마음이 낮아진 자리로 먼저 스며듭니다.
글자 풀이 보기而恒處此菩提座
이항처차보리좌
늘 이 자리에 머문다
하루 종일 이리저리 불려 다니다 보면 내가 어디까지 떠밀려 왔나 싶은 날이 있습니다. 이 구절이 그리는 모습은 어디에나 이르면서도 늘 이 자리에 머무는 것입니다. 많이 움직인다고 중심까지 옮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돌아올 자리를 안에 두면 바쁜 날에도 떠밀리지 않습니다.
글자 풀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