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上甚深微妙法
무상심심미묘법
위없이 깊고 미묘한 가르침은
경전을 펴기 전에 외는 개경게의 첫 구절로, 이제 만나게 될 가르침이 그만큼 깊고 귀하다고 먼저 말해 두는 대목입니다. 무엇을 대하는 태도는 시작하기 전에 이미 정해집니다. 귀한 것을 만나러 간다는 마음으로 펴면 같은 글도 다르게 읽힙니다.
글자 풀이 보기12구절
절에서 가장 널리 독송하는 경전 가운데 하나. 잘못을 돌아보는 대목과 스스로 세우는 다짐이 이어진다. 소리로 외는 진언이 많아 여기에는 뜻으로 읽히는 게송만 실었다.
천수경은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진 관세음보살의 큰 자비를 담은 경전의 긴 제목을 줄여 부르는 이름입니다. 바탕이 된 경전은 당나라 때 가범달마가 한문으로 옮겼습니다. 우리나라 절에서 외는 천수경은 그 경전의 신묘장구대다라니라는 긴 주문을 가운데 두고, 앞뒤로 짧은 주문과 시 여러 편을 붙여 의식에 쓰기 좋게 다시 엮은 것입니다. 지금도 절에서는 기도를 시작할 때 먼저 천수경을 외웁니다.
스스로에게 실망했을 때. 뉘우치는 말과 다시 세우는 말이 나란히 있어요.
無上甚深微妙法
무상심심미묘법
위없이 깊고 미묘한 가르침은
경전을 펴기 전에 외는 개경게의 첫 구절로, 이제 만나게 될 가르침이 그만큼 깊고 귀하다고 먼저 말해 두는 대목입니다. 무엇을 대하는 태도는 시작하기 전에 이미 정해집니다. 귀한 것을 만나러 간다는 마음으로 펴면 같은 글도 다르게 읽힙니다.
글자 풀이 보기百千萬劫難遭遇
백천만겁난조우
헤아릴 수 없는 시간에도 만나기 어렵다
하루에도 수백 개의 문장이 화면을 지나가지만 한 해가 지나고도 남아 있는 말은 몇 개뿐입니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에도 만나기 어렵다는 말은 그런 드묾을 가리킵니다. 흔한 것은 늘 넘치고 귀한 것은 늦게 옵니다. 오늘 눈앞에 놓인 이 몇 글자도 그렇게 온 것입니다.
글자 풀이 보기我今聞見得受持
아금문견득수지
내가 이제 듣고 보아 지니게 되었으니
듣고 본 데서 그치지 않고 몸에 지니겠다는 말입니다. 같은 찌개를 여러 번 끓이다 보면 어느 날부터 계량 없이 손이 맞춥니다. 읽어서 아는 것과 손에 밴 것 사이에는 그만한 거리가 있습니다. 한 획씩 옮겨 쓰는 동안 문장은 그 거리를 건너옵니다.
글자 풀이 보기願解如來眞實義
원해여래진실의
참된 뜻을 알기를 바란다
글자를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안의 뜻까지 닿기를 바라는 다짐입니다. 부모가 보낸 짧은 문자 한 줄의 속뜻을 한참 지나서야 알아차릴 때가 있습니다. 그때 달라진 것은 문장이 아니라 그 뜻을 궁금해한 마음입니다. 알고 싶은 마음이 먼저 서야 글은 안쪽을 열어 줍니다.
글자 풀이 보기我昔所造諸惡業
아석소조제악업
내가 지난날 지은 모든 잘못은
잘못을 떠올리면 그때 나를 몰아붙인 사정들이 먼저 줄지어 섭니다. 이 구절은 사정을 세우지 않고 내가 지은 것이라고 먼저 말합니다. 인정은 나를 깎아내리는 일이 아니라 손댈 자리를 내 쪽으로 가져오는 일입니다. 내 쪽에 있는 것만 내가 고칠 수 있습니다.
글자 풀이 보기皆由無始貪瞋癡
개유무시탐진치
끝없이 이어진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에서 비롯되었다
잘못 하나하나보다 그 뿌리를 먼저 봅니다. 더 갖고 싶은 마음, 욱하는 마음, 몰라서 저지르는 마음은 어제오늘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래 이어져 온 흐름입니다. 같은 실수가 되풀이된다면 이번 일만 자책하기보다 그 아래에서 움직이는 마음을 알아보는 편이 낫습니다.
글자 풀이 보기從身語意之所生
종신어의지소생
몸과 말과 뜻으로 지어진 것이니
잘못은 손으로만 짓는 것이 아니라 말로도 짓고 생각으로도 짓는다는 뜻입니다. 던지듯 뱉은 한마디나 속으로 굴린 미움도 흔적을 남깁니다. 몸과 말과 뜻이라는 세 갈래를 알고 있으면 돌아볼 때 어디부터 봐야 할지 분명해집니다.
글자 풀이 보기一切我今皆懺悔
일체아금개참회
내가 이제 모두 뉘우친다
미루지 않고 지금, 남김없이 뉘우치겠다는 선언입니다. 자책은 나를 깎아내리기만 할 뿐 아무것도 끝내지 못합니다. 뉘우침은 잘못을 똑바로 보고 인정한 다음 거기에 마침표를 찍는 일입니다. 오래 미워하는 것보다 한 번 제대로 돌아보는 쪽이 나를 덜 다치게 합니다.
글자 풀이 보기衆生無邊誓願度
중생무변서원도
끝없는 이들을 건네주기를 다짐한다
끝없는 이들을 건네주겠다는, 크기부터 아득한 다짐입니다. 그런데 다짐이 큰 만큼 오늘 하는 일은 작아도 괜찮습니다. 지하철에서 서 있는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는 일도 그 큰 다짐 안에 들어 있습니다. 방향이 정해져 있으면 작은 걸음도 헛돌지 않습니다.
글자 풀이 보기煩惱無盡誓願斷
번뇌무진서원단
다함 없는 번뇌를 끊기를 다짐한다
번뇌는 마음을 어지럽히는 온갖 생각을 가리킵니다. 끝이 없는 줄 알면서도 끊겠다고 다짐하는 데에 이 구절의 힘이 있습니다. 잠들기 전 꼬리를 무는 걱정을 다 없앨 수는 없지만 하나가 올라올 때 하나를 내려놓는 연습은 할 수 있습니다. 오늘 그렇게 했다면 다짐은 지켜진 것입니다.
글자 풀이 보기法門無量誓願學
법문무량서원학
헤아릴 수 없는 가르침을 배우기를 다짐한다
배울 것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하니 시작부터 아득합니다. 이 구절은 그 사실을 감추지 않은 채로 배우겠다고 말합니다. 모르는 것이 자꾸 나오는 이유는 뒤처져서가 아니라 애초에 다 배울 수 있는 양이 아니어서입니다. 모른다는 것을 알아차린 오늘도 배움에 들어 있습니다.
글자 풀이 보기佛道無上誓願成
불도무상서원성
위없는 길을 이루기를 다짐한다
이보다 높은 것이 없는 길을 이루겠다는 다짐입니다. 당장 닿을 수 없는 목표는 짐이 아니라 방향이 되어 줍니다. 밤길에 별을 보고 걷는 사람이 별에 도착하려고 걷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가 작게 느껴지는 날일수록 목표만큼은 크게 두어도 괜찮습니다.
글자 풀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