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法句經법구경

14구절

어떤 책인가요

짧은 가르침을 모아 놓은 경전. 어렵게 설명하지 않고 한두 줄로 끝낸다.

법구경의 팔리어본은 흔히 '진리의 말씀'으로 옮기는 담마빠다라는 이름으로 전합니다. 이 본에는 마음, 꽃, 어리석은 사람처럼 주제별로 묶은 스물여섯 장에 짧은 시 423편이 실려 있습니다. 3세기 중국에서 한문으로 옮긴 본은 서른아홉 장에 시가 750편이 넘어, 팔리어본보다 분량이 많습니다. 한문 제목인 법구경의 법과 구는 각각 담마와 빠다의 뜻을 옮긴 말입니다. 제목은 다르지만 같은 계통의 시를 담은 한문 경전으로 법구비유경, 출요경, 법집요송경도 전합니다.

이럴 때 펼치면 좋아요

길게 읽을 여유가 없을 때. 하루에 딱 한 줄만 쓰고 싶을 때.

원문과 해석

諸惡莫作

제악막작

나쁜 일을 짓지 않는다.

잘 산 하루를 떠올리면 무언가를 해낸 날이 먼저 생각납니다. 그런데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고 누구의 마음도 상하게 하지 않은 날 역시 잘 산 하루입니다. 무언가를 이루는 것 못지않게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실천이라고 이 구절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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諸善奉行

제선봉행

좋은 일을 받들어 행한다.

좋은 일이라고 하면 거창한 것을 떠올리지만, 받들어 행한다는 말은 작은 선의도 귀하게 다루라는 뜻입니다. 문득 생각난 사람에게 안부를 묻는 일은 오 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나중에 해야지 하다가 잊어버립니다. 좋은 일은 크기보다 미루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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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淨其意 是諸佛敎

자정기의 시제불교

스스로 그 마음을 맑게 한다. 이것이 모든 부처의 가르침이다.

나쁜 일을 짓지 않고 좋은 일을 받들어 행하며 스스로 마음을 맑게 하는 것, 이 셋을 통틀어 모든 부처의 가르침이라고 하는 대목입니다. 좋은 일을 하고도 누가 알아주기를 은근히 기다릴 때가 있습니다. 아무도 몰라주면 괜히 했다 싶어 마음이 도리어 흐려집니다. 그 흐려진 마음을 스스로 맑게 하는 일까지 이 가르침에 함께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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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尊心使

심존심사

마음이 앞서고 마음이 부린다.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은 순간에도 사실은 마음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 냉장고 문을 여는 날은 허기가 아니라 헛헛함이 시킨 일입니다. 행동만 고치려다 자꾸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무엇이 시켰는지 먼저 들여다보면 일이 다르게 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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莫輕小惡

막경소악

작은 잘못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잘못 그 자체보다 위험할 때가 있습니다. 작게 시작한 일은 아무렇지 않게 반복되고, 반복되는 사이 괜찮음의 기준이 조금씩 옮겨 갑니다. 다행히 되돌리기 가장 쉬운 때도 아직 작을 때입니다. 오늘 알아차렸다면 그것이 가장 빠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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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爲無殃

이위무앙

재앙이 없으리라 여기지 말라

작은 잘못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법구경 구절에 이어지는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별일 없었으니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는 계산은 누구나 한 번쯤 해 봅니다. 그런데 아무 일 없었다는 것은 어쩌면 결과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별일 없는 지금이 오히려 돌아보기 좋은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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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滴雖微

수적수미

물방울이 아무리 작아도

작은 물방울이 큰 그릇을 채운다는 법구경 비유의 앞부분입니다. 한 달 치 카드 명세서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면 이 비유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그날그날은 커피 한 잔 값이었는데 모이고 나니 다른 무게가 되어 있습니다. 사소하다고 넘긴 것들은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에 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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漸盈大器

점영대기

큰 그릇을 차츰 채운다

채워지는 동안에는 표가 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루 십 분씩 붙잡은 일도, 무심코 되풀이한 버릇도 그날그날은 아무 표시가 없습니다. 큰 그릇은 그렇게 표 없는 것들이 겹쳐서 찹니다. 오늘 몫이 하찮아 보여도 그릇 안에는 어김없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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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切皆懼死

일체개구사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고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은 이천오백 년 동안 변하지 않았습니다. 새벽에 문득 밀려오는 불안도 나 혼자만의 유난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나눠 가진 오래된 마음입니다. 다들 멀쩡해 보이는 것은 저마다 감추는 데 익숙할 뿐입니다. 그 사실 하나가 새벽을 조금 덜 외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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